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CO2 농도’ 감소... 탄소중립 속도 내야
‘코로나가 지구에게는 백신이었다’는 말이 돌 정도로 코로나19 이후 지구환경과 생태계의 회복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조치의 일환인 ‘이동제한’ 등으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 심화될수록 CO2 농도 감소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심각한 도심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대학교 정수종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 이전과 거리두기 1단계와 2.5단계 이행 기간 동안 서울시내 이산화탄소 관측 농도를 비교한 결과, 서울 도심 내부의 인간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량이 코로나 이전 기간과 비교해 24.82ppm → 14.36ppm로 낮아져 약 4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운영 중인 △관악산 △남산 △용산 3곳의 서울 도심 이산화탄소 관측 네트워크 자료를 활용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한 도심 대기 관측 이산화탄소 농도에 대한 변화를 밝힌 첫 사례로, 지난 8월 21일 국제학술지 ‘Atmospheric Pollution Research 12(2021)’에 온라인 게재됐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되던 기간보다 더 강력한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된 2.5단계 기간 동안 서울 도심 내에서 유발되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8% 이상 더 많이 감소했다. 이는 정책 강도에 따라 이산화탄소 농도 저감 효과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동안 서울 도심 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교통량 및 유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배출량의 감소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였음을 확인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신용승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대기 중 온실가스 모니터링을 활용하면 기후변화 유발 물질인 온실가스 농도의 변화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출량 저감 정책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지속적인 이산화탄소 농도 관측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저감 이행 평가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정수종 교수는 “대기 중 체류 시간이 길어 저감이 어렵다고 여기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거리두기 단계별로 달라진다는 것은 전 세계 최초 사례로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노력을 통해 기후변화를 완화 시킬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연구 결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탄소배출량 증가 우려... 탄소중립 속도내야
그러나 최근 경제활동이 다시 늘어나면서 탄소배출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은 백신 보급과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추진으로 빠른 회복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1년 세계 GDP가 2019년 수준보다 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기화 되고 있는 ‘이동제한’으로 인한 수송부문 석유 수요가 회복되면서 탄소배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 수송부문 활동이 완전히 회복될 경우에는 석유 관련 탄소배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에서 화석연료 수요 확대가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배출량 증가도 우려되고 있다.
탄소배출량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도 풀어야할 숙제다. 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올해 1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줄어들었지만 위성으로 관측해 추정된 2020년 글로벌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9년보다 2.3ppm(±0.4ppm) 상승해 최고치가 413ppm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 자료에 따르면, 1~3월 기준 이산화탄소 농도가 △2017년 414.6ppm △2018년 418ppm △2019년 420ppm △2020년 423ppm으로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으며 글로벌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를 상회하는 수치다.
최근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따른 각국의 정책과 세부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4일 ‘탄소중립 기본법’을 공포하면서 ‘탄소중립’을 법으로 규정한 14번째 나라가 됐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비롯해 친환경 수송 개발, 빌딩 에너지 효율 개선 등 탄소배출은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세부 방안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잠시 멈춘 사이 회생하는 지구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