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현대차-휘트니 미술관, ‘켈리 아카시’ 전시 개막… 상실을 넘어선 재건의 서사

신세희 기자
입력
수정
540bfdd275f89ea053891b67a323c16b
‘현대 테라스 커미션: 켈리 아카시’ 전시 전경(출처: Photo: Timothy Schenck).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포인트뉴스 = 신세희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뉴욕 휘트니 미술관(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과의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현대 테라스 커미션: 켈리 아카시’ 전시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오는 3월 8일부터 8월 2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조각과 멀티미디어를 아우르는 대형 설치 작품을 통해 삶의 유한성과 기억의 흔적을 탐구하며, 예술을 통한 치유와 연대의 메시지를 뉴욕의 하늘 아래 펼쳐놓는다.

■ 화마가 남긴 굴뚝, 사유의 공간으로 부활하다

이번 전시의 중심인 켈리 아카시(Kelly Akashi)는 유리, 청동, 석재 등 다양한 재료를 다루며 존재의 흔적을 기록해온 작가다. 특히 이번 신작들은 지난해 산불로 집과 스튜디오를 잃은 작가의 개인적 비극에서 출발했다. 대표작 ‘Monument (Altadena)’ (2026)는 화재 후 유일하게 남은 굴뚝과 산책로를 유리 벽돌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작가는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행위를 ‘역사와의 대화’이자 ‘정성이 깃든 노동’으로 정의하며, 관객들에게 상실 이후 남겨진 것들의 불완전함과 생존의 의미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 유산과 기억의 물질적 탐구… 2026 휘트니 비엔날레와 조응

야외 테라스에 설치된 ‘Inheritance (Distressed)’ (2026)는 화재로 소실된 할머니의 레이스 매트에서 영감을 받은 조각으로, 우리가 물려받은 유산을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를 시각화했다. 또한, 벽면의 대형 미디어 월을 통해 상영되는 애니메이션 영상 ‘Remnants (Constellations)’ (2026)는 자취와 여운이라는 주제를 디지털 매체로 확장하여 몰입감을 더한다. 이번 전시는 82회째를 맞이하는 ‘2026 휘트니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진행되어 더욱 의미가 깊다. 현대차는 비엔날레의 공식 후원사로서 현대사회의 다층적 관계성을 탐구하는 56팀의 예술가들이 비평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든든한 장을 마련하고 있다.

■ 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현대차식’ 파트너십

현대자동차는 뉴욕 휘트니 미술관 외에도 영국 테이트 미술관, 미국 LACMA 등 세계적인 미술 기구들과 공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국내 지역 미술관 활성화를 위한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를 론칭하며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예술적 영감을 전하고자 하는 지향점이 맞닿아 있는 이번 전시가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진정한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켈리 아카시의 섬세한 조형 언어는 휘트니 미술관 5층 테라스를 단순한 전시장을 넘어 시대의 아픔을 보듬는 사유의 장으로 변모시킬 전망이다.


신세희 기자의 시각: "상실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기억의 시작임을 켈리 아카시는 유리 벽돌 하나하나를 통해 증명합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투명한 유리의 빛을 채워 넣는 과정은, 자극적인 가십이 지배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인내와 재건'의 가치를 환기시킵니다. 현대자동차가 지향하는 파트너십 역시 단순한 후원을 넘어 예술가가 사회적 담론을 던질 수 있는 '테라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입니다. 82회 휘트니 비엔날레의 긴장감 속에서 아카시의 작품이 선사할 '부드러운 성찰'은 올봄 뉴욕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선명한 문화적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신세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